그대의 하루를 내게 주겠다고 그대가 약속하는 건 - 황경신 冊冊冊(or Writing?)

오래전 다이어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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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하루를 내게 주겠다고 그대가 약속하는 건 - 황경신

어쩌면 일주일이나 열흘쯤 잠을 설치게 될거야
창 밖의 어린 나무들은 그림처럼 몽롱해질거야
흐린 날에도 맑은 날처럼 두근거릴거야
뜨거운 차를 아무 생각없이 마셔버릴지도 몰라.
계단을 내려가다 발을 헛디딜 수도 있지
그건 아마 위험할꺼야
그대의 하루를 내게 주겠다고 그대가 약속한다면

눈처럼 하얀 종이를 벽에 붙여 놓고
몇 번이나 세계의 지도를 그렸다 지울거야
걸어서도 갈 수 있는 작은 강가에서부터
한번 가면 돌아올 수 없는 푸른 사막까지
나는 그대의 친절한 안내자 그리고 또 잔인한 납치범
그건 아마 위험할꺼야
그대의 하루를 내게 주겠다고 그대가 약속한다면 

그런 날이 영원히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꿈이 다가오는 건 무서우니까
그런 하루가 영원히 되풀이되면 좋겠어
꿈에서 깨어나는 건 두려우니까
어쩌면 꿈 속에서 길을 잃고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아마 위험할꺼야
그대의 하루를 내게 주겠다고 그대가 약속하는 건.